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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대신 ○○○'. 기업이 원하는 그 무엇은 무엇?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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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대신 ○○○'. 기업이 원하는 그 무엇은 무엇?

Nom1000 2013. 3. 29. 23:00


최근 몇년 전부터 기업들의 공채 시즌만 되면 뉴스화 되고 있는 화재거리가 있다. 일명 '스펙 대신 ○○○'.


그들이 왜 이러한 인재를 뽑기 시작하였을까? 기업의 입장에서는 당장 인재 선발과정에 있어 해당 선발과정이 시간과 비용의 측면에서 다소 비능률적으로 다가 올 수 있는 측면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들은 이런 모집·선발을 통해 무엇을 얻게 되는 것일까.


  불과 20여 년 전 1990년 대학 진학률은 33.2%였고 2008년에 도달해서는 83.8%까지 치달았다. 진학률이 낮았던 그 당시에는 급격한 경제발전으로 인해 형성된 커다란 노동시장에 비하여 노동의 공급량이 현저하게 낮았기 때문에 대학이라는 학적이 개인의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한 가지 수단이 될 수 있던 것 같다. 하지만 현재는 대학진학이 일종의 필수 교육이 되어가는 분위기로 노동시장에서 공급의 포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좋은 대학을 가면 좋은 직장에 취직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환상이 이제는 신기루처럼 사라져버린 것이다.


  최근 많은 사람들은 하고 싶은 일은 대학에 가서 결정하면 되. 지금은 공부만 해라고 말하곤 한다. 관심 있는 분야를 더 학습하기 위해 대학진학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 성적에 맞춰 대학과 학과를 선택하고 그 학과에 맞는 일을 찾는 것이 요즘 현실이다. 그렇게 공부를 해서 도달한 대학에서는 취업이라는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목적도 없이 고등교육의 경쟁을 겨우 거쳐 왔더니 또다시 막연한 진로의 취업경쟁의 세계로의 진입이다. 이제 출신 대학만으로는 자기 자신만의 차별화를 보여줄 수 없으니 자격증, 공모전, 인턴 따위의 일명 스펙시장을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제 이런 스펙역시 자신을 부각시켜줄 무엇인가가 아니라 남들 하는데 뒤쳐질 수 없어 뒤를 허겁지겁 뒤쫓는 것 밖에 되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많이 교육 받고, 무엇인가 이룬 것이 있으면 오히려 개인능력의 발전에 좋은 것이 아닌가? 이러한 현실의 문제로 제기 되는 것은 교육과 스펙 쌓기에 있어서의 주객전도 현상이다. 근래의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과거에 통용되었던 좋은 대학 = 좋은 직장이라는 공식을 가지고 본래 교육·학습의 목적을 잃은 채 단지 수치로만 표현되는 좋은 성적만을 바라고 있다. 좋은 성적만이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 말이다. 물론 개인의 능력이 높은 지능에서 시작되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는 있다. 문제는 개인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주고 발전시키는 교육이 아닌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이다. 문제풀이식으로 대학을 진학한 이들은 많은 학생들의 사고는 창의성을 잃고 닫힌 사고를 한다. 그리고 또다시 단순 암기식의 자격증을 따고 또 따고...


  불완전한 현대의 경제 사회에서 진정으로 원하던 인재는 어떤 이들일까? 주어진 상황에 대해 교과서적인 해답만 내어 놓는 인재들일까? 고학력에 고스펙까지 가지고 있는 이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에 비하여 똑똑하고 유능하고 앞으로 더 발전 가능한 인재일 수 있다. 하지만 단지 좋은 직장을 위해 목적 없이 달려왔던 이들이었다면 그들이 그 직무에 대해 얼마나 흥미를 느끼고 애착을 느끼고 즐거워하며 얼마나 오랫동안 일을 지속할 수 있을까.


  근래 이슈화 되고 있는 인물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또한 성공한 이들의 강연을 다니다보면 그들의 특징을 읽을 수 있는데 그들은 태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내어 남들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은 채 작은 일부터 천천히 쌓아 올려 지금의 자리에 도달했다. 때문에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애착 역시 대단하다. 그들은 항시 이야기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전혀 어려운 조언이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조언이고, 수십 번, 수백 번은 들어봤음직한 말이다. 하지만 불완전한 목표를 가진 이들에겐 이것만큼 두려운 것도 없다. 실패를 밟고 그 길을 다시 한번 갈고 닦기보다는 포기하는 이들이 태반이다. 이러한 난관을 뚫고 자신의 길을 닦은 이들은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자부심뿐만 아니라 그 성취 또한 대단한 경우가 많다. 근래는 대학에 대해 회의감으로 진학을 포기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이들이 많다.


  지난 312일 현대 모비스의 공채에서는 한 공지글이 올라왔다. 채용에 앞서 현대 모비스에 관한 ‘OPEN HOUSE'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해당행사는 12일간 진행되었는데 해당 일정엔 서류전형 면제라는 기회를 주는 파격적인 contest를 실시했다. 이것들과 관련해 기업에서는 단지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학력과 스펙을 전혀 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학력과 스펙은 그 사람의 능력을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분명한 척도다. 그들이 이러한 채용 방법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관해 뚜렷한 가치관을 정립한 자신의 기업에 진심으로 헌신 해 줄 수 있는 인재를 원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학력이나 스펙에 연연하지 않아도 자신의 일에 대해 뚜렷한 주관을 가진 이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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