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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랑에 관하여> 안톤 체호프 - 내가 사는 삶의 언저리를 말하는 단편 본문
<사랑에 관하여>, 안톤 체호프
나는 프란츠 카프카의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는 글을 좋아하고,프랑수아 모리아크가 가진 이미지를 표현하는 법과, 생각의 흐름을 좋아한다. 이들 각각이 가지고 있는 특색이 다른 것처럼 나는 안톤 체호프가 가지고 있는 세대를 바라보는 눈과 세태를 꼬집는 듯한 글을 좋아한다. 제목처럼 세상의 수만 가지의 사랑의 형태와 이야기에 안톤 체호프 특유의 문체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감정의 정의는 언제나 난해하다. 안톤 체호프의 <사랑에 관하여>를 읽고 이 감정의 을 어떻게 풀어내고 설명해 내는가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경탄을 마지 않는다..
<이바노프>, <세자매> 등의 희곡을 통해 먼저 알게 된 작가이지만, 나는 안톤 체홉의 단편선을 더 사랑한다. (또 다른 누군가의 생각이기도 하겠지만) 글은 쓴다는 것은 어떻게든 정치적일 수 밖에 없다는 조지오웰의 말처럼… 안톤 체호프의 글은 지극히 정치적이다.
갑론을박하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치라는 개념이 아니다. 안톤 체홉은 사회가 서있는 위치, 혹은 가야 할 방향에 대하여 논하고 평하고, 이를 자신의 관점에서 글로서 재탄생 시킨다.
단편 소설집 <사랑에 관하여>의 ‘사랑’역시 마찬가지다.
책은 표지의 화사한 형광 빛의 핑크색이 전해주는 듯한 서정적이고 열정적이며 낭만적인 ‘사랑’이 아닌,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속에서의 수 많은 ‘사랑이라 불리울 법한 무언가’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책을 조금 더 폭 넓게 설명하자면 책의 제목을 이렇게 다시 명명하고 싶다. <삶에 관하여>…라고. 누군가 어디선가 있을 법한 살아가는 이야기자체가 사랑을 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사실 ‘사랑’이라는 단어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그 단어 하나로 그 감정을 정의한다는 것에 대한 불만이었던 것 같다. 단지 연인끼리의 ‘사랑한다’는 속삼임이 달콤하게 들리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를 이 책을 읽고 나서 깨달았던 것 같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연인들끼리만 통용되던 무언가에 대한 불만이었던 것이다.
내가 이 책의 모든 글을 온전히 이해 한 것인지는 확답하기 어렵다. 내가 보고 느꼈던 것만 이해 하고 감명 깊게 읽었다고 여긴 것 일 수도 있겠다. 「굴」, 「진창」, 「로실드의 바이올린」, 「상자 속의 사나이」, 「검은 수사」. 이 5편의 글들이 나에게 유독 와닿았던 글들이었다. 그 중 한편을 소개 하자면, 단편집의 첫 소설 「굴」이다.
이는 책의 첫 글부터 먹먹함이 몰려오는 단편이다. ‘아사(餓死)’직전의 어린아이는 자신의 병명을 의학교과서에도 없는 병이라 말한다. 글이지만 아이의 어투엔 힘이 느껴지지 않는 담담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아이는 먹어본 적 업는 굴(석화)를 아버지가 말한 설명에 의존해 상상해본다. 그 상상은 어린아이 자체가 보여주는 터무니 없는 상상력을 보여주면서 소설을 읽는 내내 불편한 기운에 휩쌓인다. 굶주린 아이와 아비, 그리고 그를 둘러싼 사람들. 그리고 극으로 치닫는 아이의 비극과 그 와중 아이 눈에 비친 아버지의 모습은 또 다른 비극으로 비춰진다.
이러한 단편들을 통해 독자가 얻어가는, 느끼는 ‘사랑’이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한 것은 이것이다 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기도 하지만, 이 단편선에서만큼은 그런 확답을 내리고 싶지 않다. 누군가가 이글을 읽으며 어떤 감정을 느끼건 어떤 사랑을 느끼건 어떤 삶을 느끼건..그것은 개인의 자유의지이라 여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오늘도 나는 누군가를 사랑하고 무언가를 사랑하고, 어떠한 것 혹은 행태를 사랑한다. 그것이 옳건 그르건 그것 자체가 나의 삶이라 여긴다.
짧고 두서 없는 이 글을 마치며 이 소설을 읽은, 읽을 수많은 독자들이 안톤 체호프의 이 단편선을 통해 삶에 대한 이면과 모순성 혹은 일반성.. 그리고 삶에서의 ‘사랑’이라는 감정의 재정의에대해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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