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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트/영화 리뷰

<투 마더스(Two Mothers) 2013 - 관계의 정립과 분열

Nom1000 2013. 9. 1. 19:43




(해당 포스팅은 스포일러가 포함된 자의적인 해석임을 밝힘니다)



 

이미 해당 영화를 알고 있다면 항간에 떠들썩하게 언급되고 있음을 알고 있겠지만 한번 더 언급하자면 해당 작품은 도리스 레싱의 원작소설 <그랜드 마더스>를 원작으로 두고 있는 작품이다. 이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은 해당 작품을 관람함에 있어서 해당 작가의 작품 스타일을 고려하며 관람해 주었음을 바라기 때문이다.  도리스 레싱의 작품 스타일은 심리 묘사에 있다. 균형된 상태에서 시작하여 균형이 깨어져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대표작인 <다섯째 아이>에서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시작되는 균형의 분열에서 악인이 존재 하는 것은 아니다. 그 분열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인간 본연적인 감정에서 시작되는 경향을 보인다. 해당 작품의 감상은 인륜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인물 하나하나의 감정 묘사에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주제의 소재는 관객들에게 파격적으로 다가오며, 해당 광고 홍보 영상, 포스터 역시 그렇게 작품을 알리고 있다. 이로 하여금 관객들의 인식은 영화가 19세 라는 것에서 시작하여 영화 속 주인공들의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의 진한 멜로물을 기대하는 것은 아닐까 한다.

 영화를 보기 전 원작을 보지 않고 관람한 영화였기 때문에 다소 왜곡된 서평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면서 내가 느꼈던, 발견했던 내용들에 대해서 본 리뷰를 통해 풀어 내고자 한다.

 



 아마 책을 보게 된다면 그 감정의 느낌이나 변화들이 소세하게 표현되어 있을 법 함이 예상된다. 원작을 영화화 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세세하게 글로 표현된 커다란 이야기를 제한된 시간 내에 담아 낸다. 이야기 문맥을 가지고 큰 중심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 진행의 작은 이야기들은 가지치기하듯 잘려 나가곤 하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것은 그 큰 줄기가 되는 이야기이다.


<Two Mothers>라는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두 엄마들이다. (Lil)과 로즈(Roz), 이름부터 묘하게 무언가 연상이 되지 않는가? 꽃들이다. 지극하게 자의적인 해석이지만 백합(Lily)과 장미(Rose)이다. 순결과 순수를 나타내는 백합에 아름답지만 소유하기엔 날카로운 가시가 방해하는 장미.


처음 관계의 시작은 로즈의 아름다움에 접근 하는 것은 릴의 아들 이안이다. 둘의 로맨스의 성립은 영화를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다소 당황스러운 전개였다. 하지만 이후 극 중 대사를 통해 그 당황스러움은 다소 완화 된다. 앞에 언급 했듯이 아마 책으로 이해 했다면 보다 자세하고 섬세한 지속적인 암시를 느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해본다.



Lil : 말도 안돼. 상황의 갓난아이 시절부터 보아온 아이에게

Tom : 그만큼 오랜 시간 고민했겠죠.

 


처음 로즈와 이안 두 관계의 성립이 서로에 대한 끌림이었다면 그 장면을 목격한 순간 톰의 감정은 분노로 보여진다. 자신의 엄마 로즈와 벗이었던 이안은 톰에게 있어 자신의 가족이라는 균형상태의 울타리를 깨 버린 배신자이자 불청객으로 비쳐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불편한 감정의 화살은 그가 릴에게 발걸음을 옮기는 계기로 작용한다. (영화에서는 당황스런 전개였지만) 이안과 로즈의 오랜 시간 쌓아온 감정이 아닌 톰의 감정은 딱 그 나이대의 치기 어림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보여 초반 내가 고민하던 것은 후일 릴이 받을 상처였다.



사건이 전개 되고 두 엄마들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두렵긴 하지만 지금 현재 무척이나 행복하다고 고백한다. 잘 생각해보면 해당 대화에서도 그들의 이름의 함축성이 보이는 듯 하기도 하다. 릴은 현재 상황에 행복하다는 말을 하고 있을 때, 로즈는 말한다. 치기 어린 아이들의 지나가는 사랑 일 것이라고 언젠가는 끝내야 하는 사랑이기 때문에 두려운 것이라고. 현재의 행복에 취해 있는 릴과는 달리 먼저 이별을 준비하는 연인의 자세를 취한 로즈는 장미의 가시 같은 일종의 자기방어 방법으로 보인다. 릴은 감정적인 사랑을 이어가고, 로즈는 보다 객관적으로 자신에게 찾아온 사랑을 직시한다.



네 사람의 위태롭긴 했지만 행복했던 시간은 무난하게 지나가고 넷의 관계는 평화를 찾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러한 고요함은 주로 사건의 발단 전에 일어나지 않던가. 관객은 어렴풋이 사건의 전개를 예상할 것이다. 로즈가 걱정 하던 바, 어린 아이들의 치기 어린 사랑이기 때문에 그들은 그들의 새로운 삶을 찾아 갈 것이라고. 사건은 Tom으로부터 시작된다. 연기를 통한 그의 심리는 묘하다. 릴과는 다른 매력의 또 다른 여성을 만나게 되는데 묘하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연기하기보다 그저 인간으로의 본능에 의한 성적인 무드를 통한 관계의 시작으로 느껴진다. 톰 이라는 인물 자체가 그렇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드라마틱하게 충실하기 보다는 오히려 현실적인 인간상을 보인다.



  그렇게 톰은 네 사람의 관계에서 떠나가고 남은 것은 세 사람이다. 이제 점차 관계의 종결은 다가온다로즈는 이전부터 고려하고 걱정하던 상황이었기에 비교적 담담하다. 친구인 릴의 슬픔을 다독여 주며 그녀와 같은 길을 걸을 것을 선언한다. 이로서 네 사람의 위태로운 관계는 위태롭게 막을 내린다. 갈피를 잡지 못하던 이안 역시 표면상으로 안정을 찾았다. 릴과 로즈에게는 며느리와 손녀들까지 생겼고 그들이 어릴적 뛰어 내려가던 길을 자신의 아들들과 걸어내려가던 길을 이제 그들과 함께 걸어간다. 로즈가 언급했던 삶이다



우리는 멋진(훌륭한) 시부모. 할머니들이 될거야



무척이나 평화로운 분위기에 또다시 사건은 숨어있다. 처음 넷의 관계에서의 첫 번째 이탈자는 톰이었다. 톰은 또다시 여덟 명으로 늘어난 하지만 아직도 넷의 관계를 그리고 있는 평화 상태를 다시한번 깨버린다. 톰과 릴의 끝나지 않았던 관계가 그 원인이다. 초반 톰이 로즈와 이안과의 관계를 발견했듯이 이안은 해당 상황을 발견하고 분노한다. 그리고  톰이 그랬던 것처럼 이안 역시 분을 내며 상대를 찾아간다. 상황의 반복이다. 끝난 줄 알았던 관계는 다시 시작된다. 이야기는 다시 네 명의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릴은 울며 로즈에게 고백한다. 어쩔 수 없었다고…  영화 내내 묘하게 릴의 외로움을 표현하는 장면들이 곳곳에 숨어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주로 홀로 집으로 향하는 장면들이 그랬다. 상황은 반전된다. 곧고 단단한 장미의 줄기가 떠올랐다. 단단할수록 강한 바람에 더 잘 부러진다. 그는 감정보다 이성적으로 상황에 접근했고 사건을 풀어갔으나 오히려 그런 대처가 그녀에게 있어 악화된 상황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해변가를 혼자 걷는다. 넓은 바다를 배경으로 덩그러니 바람과 맞서 홀로 걷는 로즈의 모습은 다소 측은하다 . 그리고 영화는 넷의 묘한 관계의 재시작을 암시하며 막을 내린다.


 

 인륜적으로 이야기를 풀어가자면 정말 많은 사람들이 평하듯이 흔한 남는 것 하나 없는 막장드라마다. 이는 순전히 네 사람의 감정 묘사만을 고려 하였기에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고, 이것이 해당 감상평의 요지였음을 밝히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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