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핵소고지
- 소년병사
- 엘리자베스 슬로운
- 욕지도
- 덴마크 감독
- 드라마
- 부족사회
-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 박웅현
- 통영
- 미스 슬로운
- 느억미아
- 문명의 먹이사슬
- 배낭여행
- 역사
- 랜드 오브 마인
- 반고흐
- 광고
- 약소부족
- 로실드의 바이올린
- 아픈 역사
- 지뢰 제거
- 마틴잔드리블리엣
- 베트남 맥주
- 안톤체홉
- 상자 속의 사나이
- 구세프
- 중국
- 고갱
- 인문학
- Today
- Total
進 ,
<광해, 왕이 된 남자> - 몰입하되 구분해야 할 요소 본문
<광해, 왕이 된 남자> - 몰입하되 구분해야 할 요소
1. 극 중 몰입을 불러오는 출연진들의 진한 연기
영화를 보면서 '잘 만든 영화다'라는 생각과 함께 문득 든 생각 이었다.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출연진들 모두가 극 중 등장인물에 정말 잘 녹아 들었다.
월드스타 이병헌이 사극에 도전한다 했을 때 조금 갸웃 한 것도 사실이다. 물론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아 이병헌... 잘났다..'며 연기도 보기전에 혼자 사심 담긴 함성을 지르기도 했지만, 요지는 이것이 아니니 패스. 누가 실력파 배우가 아니랄까봐 그의 1인 2역은 정말 완벽했다. 다소 가벼운 천민 '하선'과 왕인 '광해'의 묵직함을 정말 잘 표현해 주었다. 분명 같은 인물인데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 두 인물의 차이가 확연이 느껴진다. 표정과 그 얼굴 근육, 분위기. 이병헌 이라는 배우는 이 모든걸 소화해 주어 완벽한 2인을 연기해주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하선'과 '광해'가 동일인물 이병헌이라는 사실도 잊을 정도 였으니 말이다.
이병헌 외에도 출연진 누구 하나 절대 빠지지 않는 연기를 보여주어 이 영화가 더 완성도 높게 제작되고 개봉이래 지금까지도 당당히 예매 1위를 차지하며 흥행 할 수 있었지 않을까 싶다. (실은 개인적으로 그다지 좋아하지 않던 배우 였음에도 불구하고) 허균 역의 류승룡. 하선과의 에피소드로 소소한 웃음을 주기도 하면서, 신(臣)의 역에 충실한 신하역과 동시에 후반부로 갈 수록 더욱 호감을 불러 일으킨 인물이었다. 극 중 그에게 새삼 매력을 느낄 수 있던 대사로는 밑의 대사들을 꼽겟다.
"백성을 하늘처럼 섬기는 왕! 진정 그것이 그대가 꿈꾸는 왕이라면, 내가 이뤄드리리다"
"두 명의 왕을 섬겼사옵나이다. 그 일기를 다 읽으신 후 제 목을 베어주십시오."
무엇보다도 먼저 적은 대사가 가장 인상 깊게 다가 왔던 것은 이 말이 시나리로상의 대사로 뿐만이 아니라 실제 허균이 '천하의 두려워 할 바는 백성이다'라고 말한 <호민론(豪民論)>이 떠올랐기 때문이리라 생각된다.
또 인상깊으면서 다시보게된 배우로는 조내관 역의 장광! 비록 많은 대사는 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하선의 곁에서 묵묵히 그의 임무를 다하며 그를 도와주는 인물. 그간 악역만 맡아왔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의 연기는 완벽했다. 뭐랄까 부드럽고 절제된 듯 보이는 그의 표정연기?랄까? 하선의 옆에서 그를 보좌해주는 그의 역도 좋았지만 내가 이 영화에서 그를 기억하도록 만든 것은 그의 표정이었다.
이 외에도 왕의 호의무사인 도부장 역의 김인권, 중전 역의 한효주, 나인 사월 역의 심은경 모두 극 중 빼 놓을 수 없는 연기를 펼쳤고, 그마다 특색있고 강렬한 연기를 남겼지만 연기에 대한 평은 여기까지로 마감하겠다.
2. 15일간의 하선, 그가 남긴 여운
진짜 왕 '광해'가 아닌 천민 '하선'을 왕으로 앉힘으로써 감독이 우리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었을까. 어찌보면 뻔한 전개다. 궁에서 나고 자라 그 틀과 사고에 박혀있는 인물을 빼어내고 규율과 법도에 억업받지 않는 가상의 인물을 만듬으로써, 그간 답답하고 진전 없던 일들을 그가 대신하여 처리해 주겠지. 규율과 법도에만 얽매여 옳고 그름을 따지지 못하는 이들을 질타하고 자신이 옳다 여기는 것에 신념을 두어 그것을 성사 시킬 수 있겠지. 영화 시작과 함께 이런 결말이겠거니 생각 했던 내용이다. 내용은 실제 이렇게 진행되었고 그 사이사이 배우들의 열연으로 마무리된 영화였다.
이 뻔한 스토리에 난 어째서 몰입할 수 있었는가. 뻔한 결말과 억지 결말. 어찌보면 내가 가장 싫어하는 부류의 영화다. 하지만 해당 영화는 그냥 잘 만들었다는 감상이 나왔다. 함께 관람한 친구가 한말이 있다. "넌 잘만들었다는 기준이 뭐야? 조금 오글거리기는 하지만 재밋긴 했어". 이 외에도 해당 영화의 평에 '오글거려 죽겠다'는 평을 본 기억이 있다. 이런 평의 이유 중 하나로 이런 뻔한 스토리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하지만 그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에 몰입하고 빠져 들 수 있는 이유 중 하나, '하선'은 현재의 백성(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시원하게 해결해 주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다 알고 있지만 변하지 않는 현실들 그것은 답답한 정치 현실, 권력과 개인의 사리사욕만을 생각하는 사람들, 있는 자들이 더 날뛰는 세상 등의 모습들을 영화에 담고 15일간의 하선은 이 모든 것을 해결하고 막을 내린다. 정말 뻔한 결말이지만 우리가 꿈꾸는 사회를 천민 하선은 만들어 냈다. 말은 쉽지만 이처럼 변하기 어려운 사회를 향한 추창민감독의 일종의 이상향은 아니었을까. 허균이 그의 이상향을 모태로 만들어낸 <홍길동전>처럼... (ps.국문학적으로 바라보았을때 <홍길동전>의 작가가 누구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제쳐두고자 한다.)
3. 짜낸 시나리오와 실존역사 ;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과거의 실존 인물의 일대기를 담은 사극을 제치고 최근에는 실존 인물을 재구성 하여 새로운 역사를 상상하여 구성하는 형식의 사극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실존 역사 안에서 그 연결 고리를 찾아 관객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것을 시작으로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어 나간다. 어떻게 보면 절묘하기도 하고 설득력있어 그 내용에 빠져들다가도 문득 진짜 역사는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곤한다. 나 역시 역사에는 무지한 편이기에 이런 사극을 대하다보면, 어느것이 진실이고 어느것이 가짜인지 구분이 되지 않곤 한다. 때문에 이런 사극 관람 후에는 항상 나같이 역사에 무지한 이들에게 역사적인 왜곡을 불러일으키면 어쩔까 하는 고민에 휩싸이곤 한다.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 였다. 도대체 어떤 것이 짜여진 이야기였고 역사적 진실은 어디까지 였을까. 이것이 영화를 보기 전, 혹은 후 라도 우리가 영화와 역사를 구분해야 할 요소는 아닐까 싶다. 나 또한 무지한 관객으로서 인터넷 자료에 근거하여 <광해, 왕이 된 남자>를 파해쳐 보고자한다.
실제 광해군은 1608년 즉위하여 1623년 인조반정으로 인해 폐위된 왕이다. 영화의 배경은 잃어버린 15일에 근거한 광해 8년이 그 배경이다. 그 뿌리는 어느 역사서에 시대의 폭군으로 기억되던 광해군이 그 단 15일간 동안 전에없던 성군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음에서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기록은 이 한 줄이 전부 일 뿐 그 기간동안의 업적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중 '대동법(大同法)'과 ''양면(중립)외교정책'을 살펴보고자 한다.
실제 대동법의 사전적 의미는 조선시대 공물(특산물)을 쌀로 통알하여 바치게 한 납세제도이다. 이런 주장이 나타나게된 배경으로는 당시 공물제로 각 지방의 특산물 부담이 불공평하고 수송과 저장에도 불편하였을 뿐만 아니라, 공물 배정이 각 지역에서 실제 생산되던 생산품과 상이하기도 하여서 백성들의 부담만 가중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동법은 이런 모순시정을 위해 1569년 이이(李珥)의 <<동호문답>>에서 건의되었으나 실시 이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곧 폐지 되었다.
실제 영화에서는 광해군의 거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이미 한번의 실패 이후 특정 신하들에 의한 끈임없는 상소에 의해 결정된 일이다. 또한 이것이 일어난 것은 광해군이 즉위한 1608년에 일어난 이었으므로 영화의 배경인 광해 8년과는 동떨어진 시대이다. 또한 극 중에서는 분명하게 언급되지는 않지만 대동법은 선혜법(宣惠法)이라는 이름으로 경기도에만 실시되었다. 이것이 전국적으로 실시 된 것은 광해가 폐위되고 난 후 다른 왕조까지 가야 한다.
또한 쇠퇴해가는 명과 떠오르는 해인 후금 사이에서 중립외교를 펼친 사실은 1619년으로 이 또한 해당 배경과 아무 관련 없는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알고 있던 바로는 선포 형식이 아닌 명나라의 원병으로 보낸 강홍립에게 밀지 형식으로 이루어지기도 했었다.
해당 영화는 광해군의 잃어버린 15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그가 재위했던 16년간의 업적을 섞어 내려하였다. 같은 업적이라도 또 다른 거짓이 감춰져 있기도 하다. 이보다 더 많은 것들이 숨어 있겠으려니 생각은 하지만 내가 눈여겨 보았던 것은 이 두가지 였기에 나는 여기까지만 정리 하고자 한다. 자세하고 뚜렷한 역사에 대해서는 더 구체적인 게시글을 찾아 보기 바라며 내 포스팅을 마치겠다.
(ps. 혹, 틀린 역사적 정보에 관해서는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정할께요 ^.^..)
'영화 노트 >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HER(2013)> - 느끼다, 생각하다, 그리고 나아간다는 것 (2) | 2014.12.03 |
---|---|
<마담뺑덕> - 내막, 접근 그리고 한계 (0) | 2014.10.19 |
<투 마더스(Two Mothers) 2013 - 관계의 정립과 분열 (0) | 2013.09.01 |
<황후花(황후화;Curse of the Golden Flower)> - 2006 (1) | 2012.11.28 |
<은교> 판타지의 생성과 소멸 (1) | 2012.05.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