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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花(황후화;Curse of the Golden Flower)> - 2006 본문
이 영화는 어떻게 바라보던 중국이고, 중국일 수 밖에 없던 영화였다. 황금색과 붉은색을 양껏 사용하고 그 거대한 스케일까지 이 영화는 중국만의 거대함을 보여준다. 또한 붉고 노란 영화의 색채는 웅장함을 표현하는 자금성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그에 상응하는 화려함과 강렬함 관능성을 부여한다.
하지만 그 화려함 속에 속해 있다고 하여도 그 내막까지 화려하지는 못하다. 모든 권력의 중앙은 그러한 것 같다. 영화 도중 황제가 언급한 대사가 하나 있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 자연을 본받아 법을 만들었지. 이 원과 네모 속엔 너희에게 맞는 자리가 있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니라 임금과 신화 부모와 자식. 충효예의. 모든 법칙들이 자연을 따른다.
충효예의(忠孝禮義)를 강조하지만 이는 표면 뿐, 피를 나눈 가족마저 권력을 위한 수단일 뿐이며 권모술수가 은밀하고 거대하게 꿈틀되고 있다. 화려하지만 허울 뿐이었던 위태로운 황궁에서의 이 가족은 무슨 의미 였을까..
영화는 영화의 중심이 될 황후를 가장 먼저 보여준다. 그리고 첫째아들 '원성', 매 시마다 먹어야하는 '탕약'.. 전부인의 아들인 원상과의 부적절한 관계에서 황제의 황후 독살은 시작되고, 매 시마다 준비되는 탕약은 영화가 전개 됨에 따라 긴장감을 높여준다. 묘시 부터 시작되어 진시에 이르기까지. 해가뜨고 자정에 이르기까지의 시간은 영화의 기승전결을 보여주는 구도를 보여준다.
또한 영화는 초반 결말을 암시하기도 하였다. '원걸'이 전장에서 돌아온 직후 황제와의 대면에서 황제는 "수 많은 사물 가운데 내가 주는 것만 네 것일 뿐, 힘으로 나의 것을 뺴앗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반란 직후 역시 황제는 이를 다시한번 언급함으로서 황제로서의 권위를 다시한번 못박음질 한다.
황후의 반란군이 화려한 금빛으로 치장될 때 황제의 군사는 묘하게도 회색빛이다. 황제는 반란을 잠재우는 것에 성공하지만, 과연 그에게 남은 것은 결국 무엇일까? 가장 사랑하던 아들 원성을 잃고, 가장 총애하던 아들 원걸을 잃었다. 그리고 막내아들 역시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원성의 조언으로 황후의 금빛 반란은 막았지만 그에게 남은것은 황제라는 명분의 지위 뿐이다. 마지막 엔딩과 함께 보여지는 동그란 원안에 네모난 식탁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 왕비가 쏟은 피 섞인 탕약은 식탁중앙의 원. 즉 하늘을 그렇게 부식시켜버린다.. 그렇게 하늘은 부식된다.
황후가 한땀한땀 수 놓던 자수처럼 화려하게 준비된 금빛 반란이 피로 물들고 허망하게 끝나자마자 피는 씻기고 중양절의 수만송이 국화는 다시 준비된다. 황제의 권력으로 모든 것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온다. 다소 씁쓸한 영화지만 그랬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영화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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